삶이란 단 한 글자 쉽게는 못 읽겠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너무 크게 펼쳐 있어 웬 뜻도 이리 많은지 읽어내기 버겁다. 사랑이란 단 두 글자 편히는 못 읽겠다 찬물로 보였다가 타는 불로 보여지니 혼쭐을 빼앗는 마술 시력마저 잃는다. 그리움이란 단 세 글자 앉아서는 못 읽겠다 멀리멀리 떠나 있어 에전 느낌 오지 않아 땅 밟고 높이 솟아야 간신히 보이겠다.
한평생 금덩이를 떠받들며 사는 일은 거지의 빈손보다 초라한 몰골이다 버려도 아깝지 않을 아쉬움도 있어야지. 이쪽은 샘이 나고 저쪽은 탐이 나고 양 손에 떡 들고서 이리저리 둘러본다 하나면 없었을 고민 둘이라서 생겼다. 여름 화로 겨울 부채 모조리 담아두면 아뿔싸! 어느 순간, 무너진 집에 갇힌다 열이면 그중 몇쯤은 꽃놀이패 삼아라.